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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길 위의 세상' '파리행 특급 제주도 여행기' GV

  • 게시일21-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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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첫 째날 관객과의 대화

영화 : ‘길 위의 세상’ ‘파리행 특급 제주도 여행기

사회 : 조화영(장애여성공감), 최건희(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패널 : 김용섭(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건창(김포장애인야학), 조은별(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주환(길 위의 세상 감독)

 


 

 


- 박주환 : 첫 번째 영화 길 위의 세상을 연출한 박주환입니다.

- 김용섭 : 반갑습니다. 길 위의 세상 출연한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용섭입니다.

- 이건창 : 김포장애인야학 이건창입니다.

- 조은별 : 저는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은별입니다.

 

질문 1. 길 위의 세상은 강원 지역 장애인 이동권 이야기를 하고 있죠. 실제로 영화 제작 이후 이동권 현실이 조금은 달라졌나요? 휠체어를 탄 서울시민이 삼척에 간다면 어떨까요?

- 김용섭 : 제가 답하는 건가요? 강원도는 아직 많은 부분에 열악한 실정인데요. 홍천군을 예로 들면 저상버스가 한 대도 있지 않아요. 저희가 2020년도에 작년에 화면에 잠깐 나왔지만 달라진 것은 저상버스가 속초시와 삼척시 그리고 올해 정선군에 도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조은별 : 말씀하신 대로 사실 전국적 이동권이 잘 돼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건창 씨도 제주도 갔다 왔잖아요. 김포에서 제주도까지 가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고 또 제주도 안에서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았고. 실제로 경기도 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지금으로써는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제가 아까 길 위의 세상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났는데 김포 같은 경우는 되게 열심히 싸워서 2013년에 김포시청에서 1박 농성을 한 기억이 갑자기 영상 보면서 나더라고요. 그렇게 싸워서 경기, 서울, 인천 이렇게 다닐 수 있게 되고 24시간 운행하게 됐는데 다른 지자체는 자기 지역 밖을 벗어나지 않는 것도 많고 우리가 열심히 싸우는 세종 같은 경우에도 저녁때 운행 안 하고 주말 쉬고 예약제로 받고 이런 식으로 이동권이 잘 보장되지 않아요. 장애인 콜택시도 그렇고 대중교통은 저상버스 도입률이 경기도가 14%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연천군 이런 데 저상버스가 한 대도 없더라고요. 지역으로 갈수록 또 특수지역으로 갈수록 이동하기가 굉장히 쉽지 않다 이런 생각을 영화를 보면서 했습니다.

 

 

질문 2. 사실 이러한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가 비단 신체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기도 하잖아요. 발달장애인과 관련해서도 여러 이동권의 이슈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신가요, 화영 님?

- 조화영 : 저도 이동권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항상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저에게 필요한 건 뭐냐면 공감에 출근하는 버스를 탈 때 안전하게 있다가 내리고 싶어요. 그런데 장애인 좌석에 있는 비장애인분께 저 장애여성인데 앉아도 될까요?” 이렇게 물어봤는데 그냥 무시하시더라고요. 장애인 좌석을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장애인도 이용하는 거 필요한 것 같아요. 또 버스를 탈 때 버스 노선 어디 장소 노선이 적혀 있는데, 어렵게 만들어서 모를 때가 있어요. 알기 쉬운 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분도 함께 버스를 편하게 탈 수 있을 때까지 이동권 투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질문 3. 영화 내에서 나오지 않은 부분들, 여행을 준비하면서 또 비행기를 타고 가는 과정상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 조은별 : 사실 건창 씨가 잠깐 나왔지만 노래 부르는 걸 굉장히 좋아하세요. 그래서 그날도 저희가 삼달다방이라는 숙소에 묵었는데 다방에서 매일 1시간씩 노래를 부르셨거든요. 일과의 마지막은 유튜브에서 노래방 음원을 검색해서 1시간씩 노래 부르고 들어가서 자고 이렇게 했는데요.

화질이 바뀌면서 흐릿하게 보이는 게 제가 둘째 날 저녁에 가서 찍은 영상인데, 그날 낮에 숲길을 걸었잖아요. 전동휠체어가 한 바퀴 구르는 사고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되게 크게 다칠 뻔했는데 다행히 많이 다치지 않았다고 해서 제가 그 영상을 꼭 영화에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 이야기를 드렸는데 너무 무서워서 고어틱해서 담을 수 없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빗길에 숲길도 걷고 이러는 게 위험했던 상황도 있었고요. 장애인야학에서 섬으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게 원주도 야학을 운영하지만 다 같이 움직이는 행사는 많으면 70명이 같이 움직이니까 당사자 개개인이 원하는 곳으로 가기는 쉽지 않아요. 이동환경도 고려하고 섬이라는 것도 고려해서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곳으로 간다면 이번 여행은 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직접 찾아서 가보자고 해서 학생들이 짝을 만들어서 4명을 구성해온 거고 그 학생들이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뭐 타고 갈지 이런 것도 다 회의를 통해서 학생들이 직접 결정한 거거든요. 소규모 여행이 코로나 때문에 아주 활발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에게 그냥 수학여행 따라가고 이런 것보다 본인들이 직접 여행을 만들어서 가보는 것에 대한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같이해 볼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질문 4. 저는 길 위의 세상 만드신 연출하신 박주환 감독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고요. 두 번째는 개인적으로 물어보려다가 이 질문을 궁금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공개적으로 여쭙습니다. 박주환 감독님 전작에서는 배리어프리 영화가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배리어프리로 제작된 영화를 만드셨습니다. 그 차이에 대해서 혹은 저처럼 배리어프리 영상에 관심 있는 영상제작자들을 위해서 이번에 제작하면서 느낀 점, 여러 가지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주환 : 전작 졸업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일단 이 작업은 저는 강원도 원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고요. 원주에서 살고 있는데 자립생활센터가 저한테 연락하셨어요. 같이 해줬으면 좋겠고 제안이 왔고요. 저도 박종필 감독님이랑 예전에 작업을 했던 적이 있는데요. 박종필 감독님이 작업했던 작품을 알고 있고 봐왔던 상황이라서 저도 원주에 살고 있으니까 작업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선뜻 제안을 받았고요. 저는 일부러 촬영 구성이나 기획안을 쓰지 않았거든요. 촬영 구성안, 기획안을 갖고 촬영하면 나의 시선, 나의 편견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있었어요, 처음부터. 그래서 이게 20분의 영상인데 촬영 회차가 좀 많거든요. 촬영 때 제가 작업할 때도 아무런 편견 없이 시작하자.’, ‘내 생각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같이 활동하면서 촬영하자.’ 이런 마음을 갖고 작업을 했던 작품이었고요.

배리어프리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저도 졸업 같은 경우에는 배리어프리를 고민하지 않았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왜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대부분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만들고 비장애인이 본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내 영화가 비장애인보다는 장애인들이 공감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밑에 자막도 일부러 크게 넣었거든요. 미학적으로는 안 어울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 미학적인 것보다는 내용 전달이 잘 되는 그런 방향을 선택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