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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우리의 연극을 쓰다' '여우와 두루미' '춤추는 혼잣말' GV

  • 게시일21-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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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둘째 날 관객과의 대화

영화 : ‘우리의 연극을 쓰다’ ‘여우와 두루미’ ‘춤추는 혼잣말

사회 : 유지영 (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프로그램위원)

패널 : 김수빈&윤단비(우리의 연극을 쓰다 감독), 양준서&서권일(여우와 두루미 감독), 이진희(춤추는 혼잣말 감독)

 


 

 

질문 1. 감독님들께서 이런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첫 시작에 대해서 한 번씩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선 우리의 연극을 쓰다 감독님 먼저 부탁드릴게요.

- 윤단비 : 저는 지금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인데요. 같은 방송국 친구들과 장애인권과 관련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기획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는 장애학생지원센터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면서 장애 학우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화를 제작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 양준서 : 저는 시작은 사실 그런 지점이 있었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서로 더불어 잘살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서 더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여우와 두루미라는 동화가 생각이 났었고, 그것을 모티브로 해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이진희 : 웹 독백극이라는 장르라고 이름을 붙이고 이 작업을 시작했는데요. 아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저희는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에서 연극을 공연하는, 계속 만드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고요. 코로나 19 상황에서 연극으로 관객을 만나기 어려운데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영상이라는 매체에 대해서 도전하게 되었고요. 극에서 얘기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장애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한 편의 공연을 올리는 과정을 준비하는 일상의 모습들을 통해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요.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과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부침도 겪고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고 그런 것들을 영화에 담아서 재미있게 만나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2. 영화 우리의 연극을 쓰다, 영화 내 촬영을 하면서 보이스오버 기능을 쓰시면서 NG가 많이 난 것 같은데, 연출하실 때 고충이 있나요?

- 김수빈 : 어찌 되었건 한정된 시간 안에 저희가 촬영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계속 NG가 나서 저희도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단비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것이 실제로 장애인분들이 사용하면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이고 그러면 그대로 잘 반영해서 나타내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렇게 하기로 되다 보니까 그 뒤로는 순조롭게 촬영이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질문 3. 영화 춤추는 혼잣말, 이진희 감독님께 질문 하나 할게요. 배우분이 대본 숙지가 안 돼서 NG가 난 적이 있나요?

- 이진희 : 그런 경우는 모든 영화에서 너무 많을 것 같고요. 저희는 그런데 NG가 나도 원래 연극을 했던 팀이라서 연극에서는 연극은 현장성, 현장에서 바로 관객하고 무대에서 만나면서 편집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연극에서 편집을 안 하던 그런 훈련이 많이 되어 있는 배우들이라 NG를 내셔도 본인이 NG 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고 저희 춤추는 허리 배우분은 뻔뻔하게 감독이 아니라 배우들이 OK를 외치는 그런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어서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농담입니다~ 배우분들이 그만큼 잘해주셨다는 얘기였어요.

 

 

질문 4. 영화 여우와 두루미, 영화제 유일의 코미디 영화거든요. 코미디 영화가 좀 제가 생각해도 찍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저도 관객분들 반응을 봤는데 많이들 웃으시고 그러시던데, 만들면서 감독님께서 어떤 부분에서 웃었는지 궁금합니다.

- 양준서 : 저는 촬영하면서 많이 웃었고, 편집할 때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아요, 보면서. 옆에 계신 서권일 배우님이 연기를 재미있게 잘 해주셔서 너무 웃으면서 잘 했던 것 같은데요. 중요한 건 저희 센터 계신 분들이 다 유쾌하시고 재미있으세요. 그분 자체가 코미디여서 제가 뭘 요구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잘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 서권일 : 촬영할 때 연기라고 생각해서 연기로 촬영한 게 아니고 그냥 평소에 내 모습대로 그냥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서 부담이 덜했고요. 좀 힘들었던 부분은 저녁에 촬영하다 보니까 집에 늦게 들어와서. 그래도 재미있게 했고요. 다음 차기작 기대해주십시오.

 

 

질문 5. 서권일 배우에게 제각기 자기 재능을 펼쳐가는 표현들이 좋았어요. 그런 힘 같은 게 어떻게 나오는 건지.

- 서권일 : 찍으면서 가장 재미있고 힘이 났던 부분이 내가 나를 표현하고 그게 딱 결과로 나왔을 때 오, 이게 나라고? 이런 게 너무 재미있고 신이 났어요. 그래서 나 다음 촬영도 기대가 되고 그래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질문 6. 나루역(서권일) 맡으신 배우분 연기 보고 너무 많이 웃었어요. 성동일하고 코미디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고요. 장애인으로서 말하지 못한 고충을 나루 님 연기를 통해서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나루 님이 연기하면서 NG가 많이 났던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 서권일 : 제가 워낙 연기를 잘해서 NG가 별로 안 났는데요. 중간에 소리 지르는 그때가 좀 힘이 들었어요. 오래 내질러야 하는데 제가 복식호흡이 잘 안 돼서 길게 못 질러서 그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질문 7. 영화 춤추는 혼잣말, 극단 춤추는 허리를 좀 더 좋아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 19가 번진 이후에 연극을 하는 장애 여성의 현실에 대해서 조금 더 상황을 말로써 전해주시면 어떨까요?

- 이진희 : 연극을 하는 장애 여성뿐만 아니라 많은 사실 여기 계신 영화를 같이 보고 있는 그리고 지금 이 상황들을 겪어나가고 있는 수많은 시민이 공감하시는 내용일 그거로 생각하는데요. 감염병 시대에서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어려움을 겪는 구조적 문제들이 어디서 드러나고 있는지 다 같이 우리가 경험하고 또 지켜보고 있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그것이 장애 여성이라고 더 특별하고 특수한 문제라기보다는 보편적인 차별의 문제들 속에서 장애 여성의 경험들이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의 경험들을 어떻게 연상시키게 하고 연결되게 하는지 그런 것들을 춤추는 허리는 주로 고민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요.

아무래도 좀 더 구체적으로 장애 여성 배우들, 춤추는 허리의 배우분들 고민을 말씀드리자면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면서 저희가 같이 만나왔던 시설에 살아가고 시설에 지금 감금된 상태 혹은 살아가고 있지만, 탈시설 하고자 했던 장애인, 거주인분들과의 만남이 단절되면서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고민했을 때 그게 단지 개인적인 노력이나 연락이 아니라 시설의 문을 빗장을 어떻게 열게 할 것인가, 결국 사회적인 운동을 통해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어서 저희 배우분들은 이번 코로나 19 재난 상황에서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습니다.

그런 경험이 시설에 감금된 경험들이 장애 여성 배우분들한테 상당히 주요한 사회에 내놓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경험은 물리적 시설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내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만나는지 다 노출돼야 하는데 그 상황 속에서 내 정체성이 드러날 것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든가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라든가 이런 대량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 배달 노동 안에서 인간이기보다 총알 배송이라는 이름처럼 총알이 되어야 하는 노동자들의 삶이라든가 이런 것 속에서 많은 사람이 시설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얘기들을 배우분들이 연극이나 영화를 통해서 많이 하고 싶어 했는데 사실 이 영화에서 그런 얘기들을 구체적으로 다 담아내지는 못했어요. 저희가 그런 아쉬움에 대해서 배우분들하고 같이 얘기 많이 나누었고.

다만 그걸 만들어나가는 과정 안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만드는 어떤 새로운 동료들하고의 협업을 하면서 코로나 19시대에 시설에 대한 문제나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문제나 그런 것들을 하면서 연대했던 경험 같은 것들이 동료 영화인분들, 특별하게 저희가 다른 영화제에서 더 상영되지 않을 것 같아서 특별하게 지금 말해야 할 것 같은데요.

성적소수문화연대 김일랑 감독님이나 넝쿨 감독님이 영감을 주시고 카메라, 배우분 몸에 닿는 거나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어주셨는데요. 그렇게 같이 협업했던 분들, 마을 지역에 계신 네트워크에 계신, 주민으로서 만나는 분들인데 영화 취지에 동의했던 분들 감사했고요. 그런 분들과 어떻게 영화에서 얘기한 여러 가지 문제들, 영화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문제들을 현실에서 연대하면서 풀어갈 수 있을지가 배우들의 가장 중요한 고민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양준서 : 배우가 인기가 많아서 제가 말할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요. 저도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아까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로 불편한 지점을 찾다 보니까 그런 지점이 있더라고요. 비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의 불편한 지점을 찾아보니까 굉장히 많이 발견되는데, 장애인의 입장에서 비장애인의 불편한 지점을 찾아봤을 때 생각보다 많이 없더라고요. 저도 이 지점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지점들을 많이 긁어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기도 하고 앞으로도 좀 장애인분들도 유쾌하고 즐겁고 재미있는 작품을 찍을 수 있다는 걸 앞으로 찍으면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