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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배심원들' '5교시 참관수업' GV

  • 게시일20-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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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3시 “배심원들” “5교시 참관수업” GV

| 사회: 명희(노들야학교사)
| 패널: 명숙(장애인권네트워크 바람), 진은선(장애여성공감)

질문 1. 영화가 어른들의 시선과 아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메시지가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을 뽑아보자면?

명숙) [배심원들]에서 사실 다양한 소수자의 위치성을 가진 사람들이 또 각각의 위치에서 다른 편견들을, 다른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들을 가지고 있는 게 드러난 영화라 흥미로웠고, 인상깊었건 건 뇌병변 장애인으로 보이는 여성께서 말씀하셨던 '실수하신 적 없냐. 나는 실수해서 사람이 다치는 걸 많이 봤고 그래서 실수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하려고 조심하는 편이다' 라는 대사가 되게 기억에 남아요. 다양한 인권활동가가 있는데 간혹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닐 때 미처 자기가 모르는 차별 발언을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사건에 대해서 편견은 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하나 더 말하면 두 번째 영화 [5교시 참관수업] 이 영화에서는 모든 거짓말을 동일하게 볼 순 없구나. 행위자가 거짓말한 것은 맞지만 그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장애인이건, 성소수자이건 소수자들은 소수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받기 때문에 항상 거짓말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선다고 하는 글을 봤어요. 우리 사회가 어떤 차별의 구조가 있는지를 본다면 그냥 '거짓말은 나빠' 라는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은선) 일단 저는 영화 [배심원들]에서 배심원들의 구성을 보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더 많이 인정받는다고 생각해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누군지 배심원들의 구성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혐오하는 말. 예를 들어 피해자에게 술집 여자니까 이렇게 말하거나 재외동포에게 조선족, 그러니까 신림동에 가면 다 범죄자다 이런 식의 어떤 혐오하는 발언들을 보면 주류의 관점에서 어떻게 소수자들을 배제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하나 기억나는 장면은 장애 여성이 같이 화장실을 갔을 때 "언니라고 불러도 돼?" 이런 대사 뒤에 "아 참 대단한 것 같아 근데 오해하진 말고" 이런 대사들이 점 있었어요.근데 실제도 장애 여성들이 대단하단 말을 정말 많이 들어요. 대단하다는 말이 왜 혐오적인지를 생각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특히 사회에서는 장애인들은 어리고 미숙한 사람들, 장애인인까 괜찮아. 대단하다. 감동적이다. 이런 말들을 아무거리낌 없이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회자) 저는 화장실에서 두 여성의 연대가 성사되나 싶다가 각자의 위치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인상 깊었구요. 함께 나누고 싶으신 이야기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감 2. 두 편의 영화 둘 다 잘 봤는데요. 질문은 아니고 제안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두 번째 영화에선 저의 두려움을 마주한 것 같아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장애 여성으로서 두려움을 없애고 당당하게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사회자) 사회적 차별과 약자로 낙인 찍히는 것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차별들을 다 부숴버리기 위한 활동의 하나로 영화를 찍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위적인 현장에서 겪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차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명숙) 지적장애인들이 범죄자로 몰려 10년 이상을 살아 재심 청구를 받은 사건이 두 번 있었는데 유명한 사건들이죠. 아까 말했던 쪽방에 산다던가 혹은 전과자라거나 이런 범죄 전력으로 인해서 차별받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자기 의사표현을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없기때문에 범죄자로 취급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재심 청구를 하고 무죄 선고를 10년 후에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들이 검사와 판사들이 어떻게 하는가 하는 점이 영화에서 잘 드러났던 것 같아요. 그럼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편견을 가진 판사나 검사 특히 여기서는 검사가 그랬는데요. 그런 것들이 재판에서 시민들의 권리를 차별받는 당사자에게는 어떻게 불리한 판결을 받게 하는가 라는 점에서 되게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구요.

아까 관객님의 의견을 말씀드리면 장애인들이 결혼해 아이를 가질 때 차별의 구조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되는 거잖아요.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차별 받을텐데 낳는 게 맞을까? 이런 말도 안 되는 고민을 하게 되죠. 청각장애인 부모와 비청각장애인 아이들이 어떻게 의사소통과 사회적 차별을 겪는가. 이런 연구 논문들이 많은데, 많은 이유는 그런 것 같아요. 아까 그 사회적 차별도 있지만, 또 청각장애인의 경우 가족 내 의사소통. 아까 계속 그래도 주인공 어머님이 구어를 하시지만, 구어를 못 하는 경우에는 수어를 해야 소통이 되거든요. 그랬을 때, 가족 간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 모든 구성원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수어가 제대로 된 언어로서 자리 잡는 게 중요하고 이런 여러가지 제도가 아까의 육아, 출산 문제와도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선) 부모나 거주시설 종사자, 이런 관계 안에서도 굉장히 통제당하는 경험이 많다 보니까 보호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되지만 그런 통제 상황에서 내 의견을 얘기 하는게 굉장히 제한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 두번째 영화를 보면서 청각장애 부모를 둔, 이제 아이가 경험하는 어떤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이걸 보면서 약간은 기존의 장애여성 부모를 그리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경험과 맥락들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들은 잘 드러나지 않고 되게 단순하게 장애 때문에 이걸 또 단순하다고 표현하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청각장애 여성이 주인공에게 갖는 미안함, 위축된 모습으로만 표현되는 데 대해서 조금 고민스러웠던 것 같아요. 왜냐면 저도 이제 어머니가 장애 여성인데 사실 저희 어머니도, 어머니가 제게 동일한 장애를 물려준 거에 미안함은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본인의 존재가 낯설지 않게 계속 학교에 가거나, 혹은 친구들을 불러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그런 식으로 조금 나의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저는 되게 전략적으로 하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만나는 많은 장애 여성이 아이를 키울 때 본인이 고민이 하잖아요. 학교에 가는 것도 고민이지만 실제로 학교에 가면서 접근성을 요구하거나 혹은 아이에게 이게 왜 필요한지 권리적인 측면에서 내가 왜 학교에 가야 하고, 너에게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 게 필요한지 뭐 이런 것들을 일상에서 계속 소통하는 과정들이 있는데, 이런 장애 여성들의 치열한 투쟁을 담은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소감3. 5교시 참관수업을 보면서 생각이 들었는데요. 옛날과는 달리 요즘에는 초등학생들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권에 대해 교육받고 있잖아요. 그래서인지 장애인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사회자) 두 영화를 통해 마지막 대사와 장면들을 바꿀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