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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그럼에도 불구하고(부제:향유의 집, 시설폐쇄의 과정)' GV

  • 게시일21-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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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셋째 날 폐막식 관객과의 대화

상영작 : 그럼에도 불구하고(부제:향유의 집, 시설 폐쇄의 과정)

사회 : 박세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이상엽(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패널 : 김동림, 김정하(장애인와인권 발바닥 행동), 김진수

 


 

 

- 김동림 : 마로니에 8인의 김동민입니다.

- 김진수 :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 옆에서 천막을 짓고 살던 데가 생각이 나는데요. 그중에 마로니에 8인의 김진수입니다.

- 김정하 : 안녕하세요? 김정하입니다. 인권운동 상임활동가면서 이 사회복지 프리웰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김정하입니다.

 

질문 1. 영상 속에서 보면 김정하 활동가가 이야기했을 때 진짜 하자고 이야기하셨나요?

- 김정하 : 그때 당시에 오세훈이 서울시장이었던 시절이었는데 전국에서 탈시설 정책이라고 하는 것들이 전혀 없었던 시절에 우리가 그걸 처음 하자고 했어요.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하는 것을 마음에 담고 제안을 드릴 때 너무 미안해서 저희가 향유의 집 바로 앞에 독립운동하는 터가 조그맣게 있거든요? 거기가 아지트였는데 거기에서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런데 제가 사실은 조금 죄송한 마음에 조금 주저하면서 조심스럽게 제안을 드렸는데 너무 그냥 바로 기다렸다는 듯이 "오케이!"하셨던 거죠.

 

 

질문 2. "할래?"라고 제안했던 이유도 조금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정하 :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처음에는 비리를 몰아내면, 비리를 몰아내고 그러면 인권침해도 없어지고 정말 좋은 세상이 올 줄 알았죠, 그렇죠? (웃음) 그런데 비리를 몰아내도 그냥 비리를 몰아냈을 뿐이지 시설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없더라고요, 전혀. 하다 못해서 식사시간까지도 전혀. 그걸 보면서 '이건 아니야.'라고 했고 형님들이 서울에서 비리 투쟁을 하고 시설로 돌아가실 때 서울에서 자립해서 사는 동료들은 다 집회가 끝나면 술도 한잔하고, 저녁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더하고 편안하게 집에 갔어요. 그런데 시설로 가야 하는 사람들은 막 급하게 막 대절된 차량에 타가지고 시설로 들어가야 하는 그런 상황들을 계속 겪으시면서 우리도 그건 아니라고 하는 마음이 조금 많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 김동림 : 진짜 말씀하셨던 것처럼 진짜로 최근에 그 말 꺼냈을 때 주저 없이 다 대답을 했어요. 내 권리를 찾기 위해서 전부 다 오케이 하고 갔죠. 투쟁하러 가자는 그런 식으로.

 

- 김진수 : 향유의 집이 강서구청 소관입니다. 거기에서 소관을 하고 돈을 주면서 시설에 들어와서 사는데 우리가 나가지도 못하고 그 안에서 사니까 눈총을 받고 사실 직원들하고 무지하게 싸웠습니다. 욕도 많이 하고. 우리 나갔다 들어오면 배고픈데, 거기에서 프라이팬에다가 고기 사다 놓고 거기에 김치도 볶아서 8명이 가져가서 방에서 먹고 오니까 냄새난다고, 어디 밤에 여기에 와서 밥을 먹냐고, 다른 사람 생각을 안 하냐고. ", 배고파 죽겠는데. 지금 이 시간에 들어왔는데 밥 먹는 게 뭐가 죄가 되냐?" 그렇게 싸움을 하다 보면 눈총이 굉장히 진짜 더는 살기 싫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나왔고요. 나와보니까 아무것도 없이 뭐, 이렇게 해서 나와서 살면 거기에서 20년 동안 살면서 그냥 인권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나와서 살면 누가 날 도와주지 않을까? 무조건 나오면 산목숨 뭐 거미줄 쳐도 나와서 살다 보니까 잘살게 되었습니다.

 

- 김정하 : 형님 말씀처럼 제도적으로는 미비한 상태에서 우리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니까 제가 제안 드리기 전에 굉장히 미안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굉장히 죄송해서 이런 제안하는 것이 이분들의 삶에 더 큰 고통을 주지 않을까 그런 것 때문에 망설였는데 정말 저는 인생이 아이러니한 게 하는 순간에는 힘들었지만, 하고 난 후에는 인생을 확! 바꿔놓는 그런 것? 그런 어떤 인생의 전환점 같은 것들이 되셨다고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각자 다 자기 색깔의 삶들을 찾아서 생활하시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돌아보면 순간의 고통 때문에 만약에 선택하지 못했다면 기쁨도 없었을 거예요. 우리가 그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함께 한다고 해서 그 산을 같이 넘었던 것 같아요.

 

 

질문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계시는 분들께 탈시설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05년부터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탈시설 운동을 하고 있는 김정하 활동가가 그런 분들한테 왜 탈시설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이유를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김정하 : 우리는 일상에서 살고 있어서 시설 생활이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제가 잠깐 이야기를 하듯이 복도에 방, , 방 그리고 여러 사람이 사는데 룸메이트는 내가 선택한 적이 없고 시설에 들어갈 때도 그리고 거기 안에 모든 생활에서 정해진 일과대로 사는 게 내가 원해서, 내가 원하는 일상을 사는 게 아닌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지금도 25000. 장애인시설은 25000명 그리고 정신장애인과 노숙인 이런 분들을 치면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실은 지금도! 이 순간에도! 시설 안에서 그 생활을 하고 있어요.

430, 530분에 저녁을 먹고 8시면 불을 끄는데 일찍 저녁을 먹으면 배고프니까 저녁에 뭘 먹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게 시설입니다. 그런 시설은 국가가 저비용의 복지비용을 투자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 혹은 노인, 노숙인을 집단적인 공간에 모아놓고 서비스하는 방식이 시설인데요. 그런 것들이 억압과 격리와 배제와 어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으면서 다시 지역사회로 그분들이 돌아오게 하는 것이 탈시설이고 돌아와서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것이 탈시설 정책이고, 그렇게 하게 하는 것이 탈시설 운동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탈시설 하겠다고 하는 국정과제가 정해져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끝나가는데 아직 아무것도 사실 발표하지 않았어요.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이나 여러 가지에 비해서, 특히 시설 문제에 있어서는 굉장히 낙후되어있다고 볼 수 있지요.

 

 

질문 3. 김진수 님과 김동림 님에게 드리는 질문인데 탈시설 고민하는 동료 장애인이 있다면 그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고 싶으신지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 김동림 : 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첫째, 용기가 없어요. 그 사람들한테 밖에 있는 사람들이 지지해 주고 또 본인이 시설을 나올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 김진수 : 처음에는 나이 먹어서 들어갔습니다. 그랬으니까 나는 여기에서 2년만 살고 나가겠다고 그렇게 마음을 먹고 형이 이끌어서 들어갔는데 들어가니까 2~3개월 혹은 5~6개월이 지나면 거기에 적응돼서 살아가게 되더라고요. 모든 의욕도 잊어버리고 그렇게 되는데 그 시설에서 사는 사람을 우리가 찾아가서 상담해서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사회적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무조건 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여기에서 죽으나 밖에서 죽으나 마찬가지가 아니냐.”라고 생각해요. 이왕이면 사회에 나가서 살다가 죽자는 하는 마음을 굳게 먹어야 나와야 살지 시설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다시 시설로 돌아간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료가 잘 옆에서 보살펴주고 옆에서 이끌어주면서 살아가는 것이 그 시설에 있는 사람한테 큰 용기를 주어서 나가서 살자는 그 마음을 같이 지지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4. 탈시설 운동의 과제를 김정하 활동가가 영상과 연결해서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정하 : 영화 속에 나오는 향유의 집 규모의 장애인시설이 600개 넘게 있습니다. 그중 한 시설 폐쇄 10년이 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인데요. 향유의 집 폐쇄가 가능했던 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서울시에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가능했고, 사실 탈시설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지방자치단체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서울은 이러한 시도를 통해서 탈시설을 추진했는데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렇게 이 향유의 집처럼 혹은 또 다른 방식으로도 탈시설 하려면 법이 제정되어야 해서 작년에 1110일 날 68명 국회의원이 발의한 탈시설 지원법이 국회에서 발의되어서 안건상정을 기다리고 있고요.

그리고 아까 주황색 예쁜 소파가 있는 그 집, 그 집이 지원주택이라는 곳인데요. 공공임대주택에다가 서비스를 붙여서 서비스가 들어가는 지원주택이라는 뜻인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법안 발의가 되어서 지금 상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법들이 제정되어서 법적 근거를 갖고, 정부는 이 10년 안에 모든 시설에 있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그런 주택으로 나오는 것을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법안 원안 그대로 통과될지는 알 수 없고, 원안 그대로 통과될 때까지 우리가 힘써야 하는데 저는 10년도 길다고 생각합니다.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그 사람 입장에 서면 10년이 뭐야? 열흘도 길지. 하지만 사회는 계속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10년의 기한을 두고 우리가 시설이 없는 사회, 이 지역사회의 모든 공간 속에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법 제정 투쟁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